고요함이 깃든
어둠의 긴 터널 속에서
무엇인가를 그토록 그리워해 본 적이 없었다. 
어젯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달은 반쪽이었고,
이내 맘은 기울 줄 모르는 한쪽이 돼버렸다.
세상의 모든 시간이
잠시 이대로 멈췄으면 하는 긴 밤
아들과 행복한 밤을 보내고
고즈넉한 빗소리에 아침을 맞이하는 시간
하루만 말똥바위에 위태롭게
붙어사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깃털처럼 가벼운
한 톨의 구름
다가오는 일몰의 시간
당장이라도 깨질 것 같은  
윤슬에 빛나는 밤바다
가슴이 터지도록
눈부신 밤하늘
흰 눈처럼

소금처럼
바다로 빛이 떨어져 내릴 때
그것은 

쓰고 짠 바다의 눈물이다.

 

https://youtu.be/_A3AcCVYaXM

 

청명한 바다를 보면 가슴이 울렁거린다.

하물며 울고 싶어지기까지 한다.

그 이유를 몰랐음에도

바다가 좋으니 오늘도 바다를 찾아갈 수밖에

한여름 비바람에 머리카락이 젖고

추운겨울 흰색으로 변한 계절에도 기필코

꾸역꾸역 바다를 찾아다녔다

멍하니 바다를 보면

잦은 생각들이 저절로 연결될 때가 있다

문득 떠오른 잊힌 질문들을 다시 점검하고

그 안에서 위로받고, 안심하고, 주저앉은 것을 성찰하기 위한 나만의 시간들

어떤 감정이 다시 살아날지도 모르고

무엇이 바다에 버려질지 모르는 곳

오늘 그 바다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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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빛 내뿜는 파란 저 바다

꽃비 내리는 그 길 위를 한참이나 서성거렸다.

어쭙잖은 실력에 창피함을 무릅쓰며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깜깜한 밤이 되도록 앞만 보며 결승선을 향해

쉼 없이 달렸다. 

 

남해로 가는 길은 해남 땅끝 가는 길처럼

포근하고 정겹다.

바다와 땅 어쩌면 고향과 비슷한 조건인지

한적한 시골마을의 논밭은 마늘과 양파로 가득하고

늙은 농부의 느린 손놀림도 별반 다를 게 없다.   

남해 창선교 아래를 비추던 그 달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일몰의 시간이 다가올수록
말도 없이
세상의 온갖 소리를 다 듣는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렇게 남해에서 하루를 보냈다.
얕은 바다 푸른 하늘
대회 전날은 술을 많이도 마셨고
술에 취한 건지
달빛에 바다가 취한 건지
돌고래의 울음소리를 들은 듯하다
남해 창선교를 지날 때
나는 개밥바라기별을 보았다
세상에 없는 아름다움을 말할 때
나는 아프기도 하다
주마등처럼 지나간 어제의 일들
일탈, 침탈, 배탈...
침대 위에서 나는
아름다움으로 어지럽다.


지상에서 싸움은 여전히 고투 중
수많은 별을 보며
그 별들을 헤아리고
별을 노래하는 동안에도
나는 누군가의 안녕을 묻고
한 줄 한 줄 써 내려가는
내 시는 아직 아프다.

 


얼마나 가슴 절절한 사연 물들이려고
붉기만 한 시월의 끝자락

하얗게 웃고도 모자랄 계절 앞에서
누군가는 또 산으로 향했다지...

지독한 고통을 참아내며 또 얼마를 달릴까...

 

 

대회가 끝나고 며칠이 지나서야 써놓고 잊고 있었는데

보관함에서 발견된 지난 가을 이야기를 이제야 흔적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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