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빛 내뿜는 파란 저 바다 꽃비 내리는 그 길 위를 한참이나 서성거렸다. 어쭙잖은 실력에 창피함을 무릅쓰며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깜깜한 밤이 되도록 앞만 보며 결승선을 향해 쉼 없이 달렸다. 남해로 가는 길은 해남 땅끝 가는 길처럼 포근하고 정겹다. 바다와 땅 어쩌면 고향과 비슷한 조건인지 한적한 시골마을의 논밭은 마늘과 양파로 가득하고 늙은 농부의 느린 손놀림도 별반 다를 게 없다. 남해 창선교 아래를 비추던 그 달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일몰의 시간이 다가올수록 말도 없이 세상의 온갖 소리를 다 듣는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렇게 남해에서 하루를 보냈다. 얕은 바다 푸른 하늘 대회 전날은 술을 많이도 마셨고 술에 취한 건지 달빛에 바다가 취한 건지 돌고래의 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