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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청명한 바다를 보면 가슴이 울렁거린다. 하물며 울고 싶어지기까지 한다. 그 이유를 몰랐음에도 바다가 좋으니 오늘도 바다를 찾아갈 수밖에 한여름 비바람에 머리카락이 젖고 추운겨울 흰색으로 변한 계절에도 기필코 꾸역꾸역 바다를 찾아다녔다 멍하니 바다를 보면 잦은 생각들이 저절로 연결될 때가 있다 문득 떠오른 잊힌 질문들을 다시 점검하고 그 안에서 위로받고, 안심하고, 주저앉은 것을 성찰하기 위한 나만의 시간들 어떤 감정이 다시 살아날지도 모르고 무엇이 바다에 버려질지 모르는 곳 오늘 그 바다에 왔다.

남해철인3종경기 [2019.10.13]

투명한 빛 내뿜는 파란 저 바다 꽃비 내리는 그 길 위를 한참이나 서성거렸다. 어쭙잖은 실력에 창피함을 무릅쓰며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깜깜한 밤이 되도록 앞만 보며 결승선을 향해 쉼 없이 달렸다. 남해로 가는 길은 해남 땅끝 가는 길처럼 포근하고 정겹다. 바다와 땅 어쩌면 고향과 비슷한 조건인지 한적한 시골마을의 논밭은 마늘과 양파로 가득하고 늙은 농부의 느린 손놀림도 별반 다를 게 없다. 남해 창선교 아래를 비추던 그 달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일몰의 시간이 다가올수록 말도 없이 세상의 온갖 소리를 다 듣는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렇게 남해에서 하루를 보냈다. 얕은 바다 푸른 하늘 대회 전날은 술을 많이도 마셨고 술에 취한 건지 달빛에 바다가 취한 건지 돌고래의 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