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산과 나

진도 동석산[2018.3.11] 아라수 1차

별 사 탕 2018. 3. 18. 08:26
















앙상한 가지에 노쇠한 운명의 떨림은

차마 다하지 못한 인연에 대한 미련 때문이었을까

오전의 창을 열고

이제 초록으로 물들 마음로

동석산에 오른다.

산과 바다가 함께 공존하는

남도가 좋다.

겨울을 흘려보내고 봄을 맞이하는 아라...

불투명한 빛의 맹골수도는

사월의 슬픔을 안고 여태 침묵이다.

들어올려진 영혼의 아픔

그날 그 바다는 아직 차갑다.

뽀얀 봄기운에 풋내 가득한 노루귀 꽃

부드러운 대기와 햇살,

온몸을 맡기고 흐르는 봄날의 하루는

몽롱하다.


숲은 고요하다.

그 고요함에 질문은 이어진다.

도대체 저는 누구냐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느냐

숨막히는 계절에

무너지리라

낮술에 취하리라.


먼 바다에서

5월이 오고 있다. 

꽃샘추위 끝에 피는 꽃은

더 화사하고 더 오래오래

향기를 머금는단다.

아라수 바다 원정대는

점철된 남도 바다 어딘가에서

영롱한 빛깔로

아름답게 피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