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산과 나

월출설화 月出雪花 [2017.12.17]

별 사 탕 2017. 12. 30. 12:52




















겨울일지라도 가끔은

창가에 내려앉은 가녀린 햇살 한 줌이 따숩다.

지난 밤에는 소리 없이 눈이 내렸고

세상도 하얗게 변했다.

작은 마음들이 빚어내는 하이얀 절정을 보았고

침묵으로 치닫는 덜컹거리는 세상

눈부신 하루 속으로 들어갔다.

구름이 가는 곳이라면

바람이 따랐고

마음은 어디든지 따라갈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몸이 자유롭지 못함을 뉘 탓하랴.

남김없이 벗기고 간 홀가분함에

추운 겨울은 싫다가도 좋고

바다까지 흐를 감정의 기폭에

가끔 장대비처럼 눈물을 쏟아낸다.

하이얀 월출

환희의 기쁨으로 매달려 피는 꽃

매서운 칼바람과 맞서며

수줍은 듯 피어난 설화

눈부신 햇살로 내일이면

다시는 이곳에 없으리니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에 감격스럽다.

꽃이란 꽃을 모두 시들게 만들어 버리는 겨울이지만,

땅속에 감추어둔 씨앗과 뿌리로

봄이면 향기로움 다시 뿜어내리라.

내 인생길에도

사분사분 겨울이 밀려드는가 보다

눈 녹아내리듯 홀가분하게

더 많이 내려놓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