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아득하고 쓸쓸하다.
사시사철 맑은 날일 순 없고
하늘에 회색 구름 덮였다 하여도
산길 걷는 마음에는 밝고 맑은 빛 비추니
어찌 즐겁지 아니하겠는가
봄이라면 봄 내음 풍겨 유난히 좋고 또 좋으련만
메마르고 황량한 이 겨울 산도 좋다.
밀물에 작아졌다가도 썰물이면 신비로움 자아내는
멀리 강진만 구강포의 작은 섬들이 정겹다.
봄이면 온산에 꽃이 달린 가지마다 향기로움 가득한데
왜 유독 겨울에 올라야 했는지
낮지도 높지도 않은 산이고
황량한 이 겨울 산에 왜 왔느냐 말이다.
강진읍을 자비롭게 내려다 보는 옥련사 등을 타고
거친 암릉과 암봉을 수없이 넘다보면
발은 무거워지는데 투덜대는 말소리는 정겹다.
동백꽃 흐드러지게 핀 백련사 가는 길
상념에 젖어드는 아침
대숲의 흔들거림
세상 모든 것은 시가 된다.
겨울 낭만
그러나 바람의 숨결은 차다.
속살 드러낸 만덕산은 능청 떨고
가우도 외딴 섬 물결 넘어 닿는 시선
마음 속 읊조리는 시 한 편에
바다 냄새 물씬 풍겨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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