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살구기름...


여우는 살구기름을 아주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사람들은 여우를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여러차례 실패하였고 나중에 사냥꾼에 의해 여우가 살구기름을 무척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여우는 민첩성과 경계심이 많고 영리한 동물이라 직접 사냥하지 않은 음식은 잘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살구기름에 비상이라는 독소를 넣어 잘 먹을 수 있도록 배합에 정성을 들여 그 맛을 잊을 수 없게 하였으며 여우가 눈치채기 못하게 찌그러져 못쓰게 된 버려진 그릇에 살구기름을 부어 넣어 여우가 자주 다니는 길목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여우는 살구기름이 놓인 길목에 다달으면 재빨리 지나친다고 합니다. 여우의 친구들이 살구기름을 먹고 죽은 모습을 자주 봐 왔기 때문에 처음 살구기름과 마주쳤을 때는 그냥 지나치다가도 자주 다니는 길목에서 풍겨오는 구수한 살구기름 냄새의 유혹에 뒤를 한번씩 돌아본답니다. 여우에게는 그만두고 돌아서기에는 어딘지 아쉬운 구석이 있겠죠. 그래서 여우는 먹지말고 냄새만 맡고 가자며 슬며시 자신을 설득하며 마음을 돌리게 됩니다.

 

"이곳에 있는 기름은 친구들이 먹다 죽은 살구기름과는 다른 것일거야. 냄새도 나쁘지 않고 계속 한곳에 있는 것을 보면 분명히 달라"

 

여우는 "입만 살짝 대보고 가지뭐" 하면서 그릇에 입을 가져다댑니다.

이렇게 자신과 타협을 하고 작은 그릇에 담겨진 살구기름에 코털이 간질거리는 정도의 짧은 혀를 가져다 댔을 뿐인데 어느새 향기로운 살구기름은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목을 타고 몸속으로 들어와 버렸습니다.


잠깐이었지만 여우는 희번덕거리며 정신을 차렸고 그릇에 담겨진 살구기름을 이미 절반이나 먹어버린 뒤였습니다. 자포자기 심정이된 여우는 남은 기름마저 먹고 살구기름이 놓인 길목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죽어 버린다고 합니다.

 

지금, 당신의 살구기름은 무엇입니까?

 

 

 

수필가 이명선님의 '여우와 살구기름'을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게 써봤습니다.  

 

 

 

누구나 욕심을 가지고 있지만, 또 그것을 쉽게 떨쳐버리지는 못하는게 사람인 것 같습니다. 반듯하고 정의로운 곳에 욕심과 욕망을 잘 조절하여 마음을 이끌어 간다면 삶의 원동력과 동기부여가 되지만 죽음까지 이르게 하는 지나친 욕심으로 인한 어리석음들은 버려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살구기름은...게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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