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봄 햇살 받아

봄바람이 나부낀다.

겨울의 긴잠에서 깨어나

분홍빛 수줍음에 옷고름 풀더니

꽃봉우리 활짝 폈구나.

바람에 휘날리며

싱그러운 새벽 아침에 피어난

어여쁜 꽃은

한 송이 꽃사슴이로다.



온 산에 은은한 진달래 향기 품어내는 덕룡

너를 만나려고 1년을 기다렸다.

희미한 여명을 깨우며 이곳을 다시 찾았을 때

 '너는 참 멋진 놈이야!' 라고 말하고 싶었다.



덕룡산 서봉에서

연하선경 길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어느새 아지랑이는 피어오르고

내 입술은 달콤한 유혹의 손길 뻗치며

만개한 꽃놀이에 취해 붉은 산을 얼싸안아 버린다.



봄이 오는 소리를 들으려면

우선 소리를 질러 보아라.

봄이 오는 길목을 보려면 산을 찾아라.




덕룡의 능선마다 피어난 꽃봉우리는

우리를 반겨 웃음꽃 터트리고 

이렇게 봄날은 또 찾아오지 않던가.




작지만 작지 않은 덕룡산

공룡의 날카로운 등허리 암봉을 오르내리는 알싸함이 좋은 곳.

만약 덕룡에서 주작까지 선을 그어 간다면

쥐를 잡는 고양이는 반드시 데려가야 하고

시원한 얼음 맥주는 꼭 챙겨가야 하는 곳이다.



벚꽃만 흐드러지게 피던가

봄 산에 오면 봄꽃은 지천으로 피고

연분홍 진달래는 장미보다

더 아름다운 꽃이 되는데

이곳 덕룡이 제일이더라. 



넋이란...

빼앗김이다.

넋을 빼앗김이 전혀 어색치 않은 사진들...노래..
맑은 날씨만큼이나 마음을 행복하게 한다.
아름다운 풍경을 놓칠세라

뒷걸음하며 또 뒤를 바라본다.



카메라 후드캡이 이 산 이 봉우리 저 어딘가에 떨어져 있을 텐데....

빛은 더 강하게 들어오고 마음은 현란하다.



초록빛 멍울에 임 정취 담아내기에는 아직 이른 봄

그래도 진한 향기 토해내는 이 봄이 좋다.



앞을 향해 걷다가도

목덜미를 잡아채는 것이 있다.

산이다....

병풍처럼 펼쳐진 자태로 나를 또 부른다.

덕룡산 덕룡봉을 향해 다시 오를 때

갈증은 심해지고 목은 타들어 가는데

발길은 점점 더디어만 간다.

왜 일까...

봄꽃을 한아름 안고 떠나기에는

많이 아쉬운가 보다.



덕룡에서 주작을 바라본다.

미완이기에 아름다운 존재

다음 봄이 오면

저 꽃길을 걸어 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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