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만찬, 원초적 자극을 유발시키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라.
음악은 잠을 자고 있던 몸에 생기를 불어 넣어 영혼을 춤추게 한다.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잔잔한 음악이 들려오는 듯 평온함이 느껴졌던 신불 억새... 톱니바퀴 돌 듯 돌아가는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활력을 찾아 떠난 나의 하루는 남녀노소 모든 이들이 가을을 만킥하기 위해 이곳 신불산과 간월재에 모여든 듯 하였다. 그만큼 하늘 억새 길은 시간적 여유로움과 느림의 미학으로 다가왔다.
청명한 가을하늘과 억새를 흔들어대는 가을바람, 그리고 오금이 저릴 정도로 거칠은 암릉 위에서 느끼는 어지러움증과 짜릿한 후들거림이 마냥 좋기만 하였던 신불공룡능선에서 바라보는 언양의 도시와 들판...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 떠난 여행은 단순히 이동의 목적에 두는 것이 아닌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는 가운데 자기만의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고 내 안의 숨은 감성과 나를 발견하는 시간여행이기도 하다. 가을빛 평온이 깃든 느림의 시간. 간월재에서 진정성을 갖추며 살아가고 있는 나를 돌아보고 지긋히 눈을 감아 그 안의 또 다른 세상으로 빠져들어 본다.
신불공룡 능선구간
<10월초 다녀왔던 천황산과 재약산>
바람도 쉬어간다는 간월재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천천히 걷고만 싶다.
가을의 화려함에 놓여진 나의 삶,
그리고 현재 내가 걸어가고 있는 길,
가을 깊은 시월에 팽팽하게 사각대던 억새소리도 잦아들고 이 가을의 고독에 저만치 저물어 가는 노을을 땅거미가 지도록 바라보다 고독만 한짐 잔뜩 마음에 지고 돌아왔던 영남 알프스 하늘 길. 가을은 소리 없이 떨어지는 낙엽의 처절한 절규와도 같이 그렇게 억새와 함께 조용히 떠나간다.
산그늘은 없으되 화려한 여백의 미를 간직한 신불을 떠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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