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간히 망설이다 대둔산엘 갔습니다.
대체 얼마나 좋길래 호남의 금강이라 하는지
나도 무척 궁금하더군요
그래서 그 길을 걸었습니다.
길게 늘어선 사람들 행렬을 지나
얼마 가지 않았는데 당신은 곳곳에 있었습니다.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너무 따스해
나는 단풍나무 밑으로 들어가 당신을 온통 휘감은 채
한참을 우둑하니 서 있었답니다.
가끔은 아무 이유없이 나뭇잎보다 더 먼저
내 마음 길 위에서 뒹굴지만
당신을 생각하고 걸었던 그 길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당신은 성숙하고 부드러운 숨결로
온 산을 온통 빨갛게 물들였고
내 눈을 더 이쁘게 만들었습니다.
어느 한순간 떠날지 모를
얼마남지 않은 이 계절이 나는 참 좋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마음에 숨겨두었던 화암사가 그리웠습니다.
다시 간다면 몰래 가야겠습니다.
불명산 기슭 은둔의 골짜기 화암사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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