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산과 나

호남 금강 대둔산 [2017.10.22]

별 사 탕 2017. 11. 9. 00:30
















어지간히 망설이다 대둔산엘 갔습니다.

대체 얼마나 좋길래 호남의 금강이라 하는지

나도 무척 궁금하더군요

그래서 그 길을 걸었습니다.

길게 늘어선 사람들 행렬을 지나

얼마 가지 않았는데 당신은 곳곳에 있었습니다.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너무 따스해

나는 단풍나무 밑으로 들어가 당신을 온통 휘감은 채

한참을 우둑하니 서 있었답니다.

가끔은 아무 이유없이 나뭇잎보다 더 먼저

내 마음 길 위에서 뒹굴지만

당신을 생각하고 걸었던 그 길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당신은 성숙하고 부드러운 숨결로

온 산을 온통 빨갛게 물들였고

내 눈을 더 이쁘게 만들었습니다.

어느 한순간 떠날지 모를

얼마남지 않은 이 계절이 나는 참 좋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마음에 숨겨두었던 화암사가 그리웠습니다.

다시 간다면 몰래 가야겠습니다.

불명산 기슭 은둔의 골짜기 화암사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