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창고/詩 모음

눈물 / 피천득

별 사 탕 2017. 3. 23. 00:40





눈물

                        

                                - 피천득 -


간다 간다 하기에 가라 하고는

가나 아니 가나 문틈으로 내다보니

눈물이 앞을 가려 보이지 않아라.


피천득 <인연> 중에서...






바람이 불어온다

풀이 눕는다.

어디서 오는 걸까!

푸른 언덕을 넘어오는

천박하지 않은 고고함

그래,

구름을 타고 온 숨결이라고 하자!


봄날 울렁이는 이 가슴

나는 얼마나 더 외로워져야 하는 걸까

초록의 빛과 하늘이 맞닿는 아름다운 빛을

눈물 흘리며 사랑한다.


지리산 칠선에 단풍이 들면

영랑대에 올라 초암능선을 내려다보아야 하나니

가을이 오면 걸음이 급하여진다.

뒤를 돌아다보면 더 좋은 단풍을 두고 가는 것 같아서

어쩔 줄 모르고 우둑하니 서 있었다.


갈대에 부는 바람

억새를 잡아채는 바람

달을 녹이는 바람

눈 녹아 흐르는

봄 시냇물 흐르는 물소리

따스한 이 봄날을 좋아하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지...





<사진> 제주 용눈이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