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라고 해서 다 같은 어른은 못 되고

어른이 된다고 해서 기뻐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

나이가 들어서도 서러운 날이 있기에

슬프면 슬프다고 말을 하고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며 살아야 하지만

어른이 되면 생각과 말처럼 쉽지가 않다.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 했거늘

일요일 새벽부터 무안 톱머리 앞바다에 비가 내린다.

바람에 스치는 낯익은 갯내음은

청푸른 바다를 뒤덮어 흩뿌린다.


바다 건너 유도 가는 길

산과 들에서 밀려오던 향기로움은 잠시 잊고 

마음 속으로

따스한 햇볕 한 줌

시원한 바람 한 줄기

뺨을 후려치는 빗줄기가 몸살이 날 정도로 좋은지

연신 희열을 내 뿜으며 물에 몸을 맡긴다.


우리가 꼭 만나야 할 인연은

손이 닿지 않는 아주 먼 곳에 있다 할지라도

언젠가 꼭 만날 수 있지만,

인연으로 이어질 수 없다면

얼굴을 마주하고서도 서로를 보지 못하고

만나지 못한다 하였다.

삶이란,

견딜 수 없는 것이면서

또한

견뎌내야 하는 거라지만,

그리움은 질긴 인연처럼

먼바다에서도 징그럽게 달아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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