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에 홀로 서 있는 순간,
나는 세상에 다가가 물었다.
"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
여기가 끝인 것 같은데 난 이제 어디로 가면 좋니?"
세상은 내게 대답한다.
"넌 시작을 기억이나 해?"
세상을 향한 외침,
그것은 내 안에 갇힌 메아리였다.
나는 이미 알고 있지만,
스스로 던진 질문과 대답은
어쩌면 홀로 살아가는 세상 틈바구니에서
소외되고 방치되었다고 생각되는 것들의 잡념은 아닐까.
갇힘과 열림, 그리고 어둠과 밝음의 두 세계
데미안을 찾고 동경하며 알에서 깨어나
더 나은 세계를 향해 날아가는 새의 그림을 보았을 때,
어디를 향해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를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부정할 수 없는 현실에서
데미안이 되고자 하는 싱글레어가 아니었는지
나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왜 이런 생각을 하느냐고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그곳에 가 보았어?"
여기는 천안시 한들문화센터 실내수영장
배번 6레인 6번
100m x 100회 3:04:48.
기록의 숫자다.
사실 10km를 수영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관리를 해야 하고
장거리 수영실력도 어느 정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연습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자신과의 사투....
몸을 이겨내는 정신력
그 와중에도 서열이 있고 숫자가 있다.
사람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줄어드는 숫자는 기록일 것이고
늘어나는 숫자는 세월일까?
10KM를 3시간 이내에
결승점을 들어온다는 건..
넘사벽인가...
선두를 따라갈 수가 없다.
물론 연습이 없었고 욕심일 테지.
자기 목숨이 타들어가는 심지가
얼마쯤 남았는지는 무관심하면서
눈에 보이는 숫자에만 매달려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늘어 놓는 구차한 변명
물속에 있는 동안에는
꽃향기를 맡아 본 일도 없고 별을 바라본 일도 없으며
바람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그러한 것들은 내 눈으로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지만,
마음으로 생각할 수 있다.
또, 물밖의 세상 보다
물 안의 세상을 더 많이 보게 된다.
몰론 힘이 들지만, 그 안에 있는 동안에는
포근함과 친숙함, 자유로운 몸이 있다.
나는 길들여져 가고 있다.
어린왕자와 여우의 만남처럼.....
길들이기 전에는 서로가 아직은
몇 천 몇 만의 흔해 빠진 비슷한 존재에 불과하다.
사람들은 약속 시간을 정하며 가끔 만남을 갖는다.
서로 안부를 물으면서도 아쉽거나 그립지도 않지만
일단 길을 들이게 되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가 되고야 만다.
그래서 헤어짐도 쉽지가 않은가 보다.
쉽게 풀리지 않는 매듭처럼 귀한 인연이어서 일까?
천안에 홀로 발을 내딛고 서 있을 때
관중석 누군가로부터 들려오는 응원의 목소리는
따스한 오월 볕을 실어 나르며
밀밭을 지나가는 바람 소리로 들렸고
완영을 하고 난 후 완영 매달을 목에 걸어주면서
수고했다며 건내주는 말 한마디에
그동안 쌓인 피로는 이미 풀려 버렸다.
EXTREME(극한)
막다른 곳에 서 있을 때
진정한 나를 보게 된다.
이제 또 어디를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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