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사색공감

계단에 놓아 둔 편지

별 사 탕 2015. 11. 17. 09:08

 

 

 

 

가을아침 / 별 

 

먼지 하나 없이

아침 하늘은 맑다.

 

어젯밤은 비가 많이 내렸다.

비의 양만큼 울었다.

 

아침 하늘은 높고

마음엔 새로운 흰 구름 떠 있다.

 

괴로웠던 날들 다 떨쳐내라고 

나뭇잎 우수수 떨어지며

콘크리트 바닥에도 노랗게 물든다.

 

가을 아침은

봄부터 써놨던 편지

가을 햇살과 함께

그리운 이에게 편지 보내는 날.

 

가을 아침은

그리운 이와 함께

파아란 햇살 줍는 날.

 

 

 

 

 

가을편지 / 별

 

흐린 하늘이 반가워지고

무미건조하고 습한 바람이 고마운 날

붉은 절망을 바라보며

마음 달랠 줄이야.

 

계단 위에서

찡그린 하늘을 원망하는

말라버린 마음,

변덕스런 마음에 웃고

올라서는 계단에서

한 계단식 눈물을 닦아간다.

 

아득하고 휘황한 계절

땅에 떨어지는 붉은 절망들

계단에 다시 피어 올랐다.

 

길 바닥에 아무렇게나 떨어진

빨간 우표를 주워들고 

나는 가을 안에서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쓴다.

 

 

 

 

가을장마

오전과 오후의 변덕스러운 날씨가 연일 이어지는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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