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에 연일 비가 내린다.
하늘이 시들어버렸나 보다
가을의 빛깔
잘 우려낸 채색
가을비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풍경들
그래서 이런 날은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는 간절함 때문인지
목이 마르다.
가을 빛을 따라 가을이 있는 곳이라면
그리운 이와 한없이 걷고 싶어 진다.
누군가와 말을 하지 않아도
가을은 내 귀에 들리고
가을 앞에 숙연해지는 마음.
비 오는 날,
아무 말없이 걸어본 길
그 길에도 가을이 왔다.
그래서 바람이 불 때면
마음까지 시리지 않게
바람막이가 되어줄
따순 가슴이 그리웠는지 모른다.
비 오는 길 어딘가에
마흔두 번의 마지막 가을이
남아 있을 거라 생각했다.
붉고 노랗게 물들어가는 가을을 보며
저물어가는 노을이고 싶고
마지막을 화려하게 태우는
단풍이고 싶다.
나는 가을에게 마음을 빼앗겨
도저히 헤어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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