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곳/산책길

그리움의 통증

별 사 탕 2015. 11. 8. 22:29

 

재잘거리던 억새가 바람에 못이겨 언덕에 눕던 날

나는 바람의 언덕에서 노을과 함께 했던 그날을 기억하고 싶다.

 

 

차가운 바람, 시려운 하늘

계절이 금세 변하는 걸 예전엔 미처 몰랐다.

언덕에 올라 먼 곳을 바라볼 때,

이제 온전히 따뜻한 날이 올 거라는 믿음.

 

 

노을이 아름답다.

애틋함과 그리움의 시간들

꽃을 피우기엔 아직 이르다.

아픔을 아는 고목나무와

노을에 물들어 가는 억새

나는 뜨거워지고 있다.

 

내 안에 가득 차 있는 마음의 진통

노을에 기댄 채 

마지막 꽃을 피우는 억새도

알고 보면 사랑일 테지.

 

손끝에 느껴지는 온기

한 곳을 동시에 바라 볼 때,

가끔은 아픔이, 슬픔이

눈 보다 가슴으로 먼저 오는 통증

 

억새는 노을에게 말을 한다.

나 살아가는 동안

너와 눈 맞춰가는 동안

나를 괴롭히는 것은

기다림 속 그리움의 통증이라고.....

 

 

<사진 IPhone-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