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잘거리던 억새가 바람에 못이겨 언덕에 눕던 날
나는 바람의 언덕에서 노을과 함께 했던 그날을 기억하고 싶다.
차가운 바람, 시려운 하늘
계절이 금세 변하는 걸 예전엔 미처 몰랐다.
언덕에 올라 먼 곳을 바라볼 때,
이제 온전히 따뜻한 날이 올 거라는 믿음.
노을이 아름답다.
애틋함과 그리움의 시간들
꽃을 피우기엔 아직 이르다.
아픔을 아는 고목나무와
노을에 물들어 가는 억새
나는 뜨거워지고 있다.
내 안에 가득 차 있는 마음의 진통
노을에 기댄 채
마지막 꽃을 피우는 억새도
알고 보면 사랑일 테지.
손끝에 느껴지는 온기
한 곳을 동시에 바라 볼 때,
가끔은 아픔이, 슬픔이
눈 보다 가슴으로 먼저 오는 통증
억새는 노을에게 말을 한다.
나 살아가는 동안
너와 눈 맞춰가는 동안
나를 괴롭히는 것은
기다림 속 그리움의 통증이라고.....
<사진 IPhone-6>
'풍경이 있는 곳 > 산책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그리운 섬 제주도 (0) | 2016.08.09 |
|---|---|
| 거제도 바람의 언덕 [거제 바람의 언덕, 해금강, 남해 다랭이 마을, 2016.04.16] (0) | 2016.04.21 |
| 가을바다 노을 빛 사랑 (0) | 2015.10.19 |
| 무안 도리포항에서 [2015.09.26] (0) | 2015.10.19 |
| 유달산 마당바위 일출 (0) | 2015.09.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