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의 해로움을 알면서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피워댄다.
기름진 음식이 살찐다는 걸 알면서도 끊임없이 먹어 댄다.
산에 오른 다음 날 몸이 피곤하다는 것을 알면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산에 또 오르는 까닭은 뭘까?
달램? 휴식? 자기만족?
또 상처받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떠나지 못하고 다시 그에게 다가 가야만 하는 까닭은?
아파도 좋으니까.......
벽에 걸린 빛바랜 드라이플라워도
한때는 수줍은 듯 속살 드러낸 화사함으로
꽃향기 가득 머금고 있었다는 것을 알기에
잊지 않고 지나간 그 순간을 바라 본다.
그리고
아픈 마음 스스로 치유할 수 있다고 믿으니까.
느림의 미학,
작고 느린 움직임들
그 움직임이 모여 하루가 되고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다.
기다림으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만 있다면
오늘 아침의 붉은 태양과 같이
느림의 시간에 길들여 질만 하다.
휴일 당직근무가 있던 날
새벽 일찍 출근길에 나섰다.
그날 새벽은 평소와는 확연히 달라 높은 곳으로 가야만 했다.
유달산 마당 바위에 올라섰을 때
눈을 통해 본 일출과 느림의 시간들이 마냥 좋다.
어제를 보낸 하루가 새로이 만들어 내는 수묵담채화
포근함으로 다가오는 목포라는 도시는 고향과도 같다.
목포의 아침은 이렇게 빛과 함께 시작 했다.
붉다 못해 시뻘건 태양은 가을 햇살을 차랑 차랑 뿜어내고
짙은 안개에 덮힌 도시의 낯선 풍경 속에
잠시 시간 여행을 떠난다.
태양이 솟는 산등성이는
어느 여인의 어깨처럼 가녀린 떨림이었고
태양이 솟는 동안
느림의 시간에 나와 눈 맞춤 하던
하늘은 옷자락이었다.
이 하늘을 보여주려고
새벽 창가에 샛별은 나를 일찍도 깨웠다 보다
새벽 눈을 뜨기 전까지 밤사이 머리맡은 언제나 어둠이지만
빛이 있으라 하지 않았는데 빛이 있다
창밖에서 나를 바라본다.
밤사이 지켜보았을 텐데 나는 무심하다.
그 별은 아무런 말도
아무런 미동도 없이
이른 저녁부터 늦은 새벽까지
창가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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