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고흥과 남해는 유자 생산량이 많다.
해안가의 모질고 척박한 땅에서 자라 노랗게 잘 익은 유자는
육지와 바다를 끼고 해풍을 맞고 자라서인지 그 향은 더욱 짙고 은은하다.
어느 누가 가슴에 상처 하나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아픔을 아는 나무,
아픔을 이겨내는 나무,
아프면서 자라는 나무는
그 아픔을 알기에 더 값진 꽃을 피운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
척박한 세상살이에 흔들림 없이
자신을 곧게 세우고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아주 특별한 향기가 배어나오고
바람에 흔들거림이 커질수록 견뎌내야하는 고통은 크지만
그 줄기와 가지는 생명력이 넘친다.
작은 빗방울에도 위태롭게 휘청거리는 가녀린 잎사귀 마냥
우리의 삶 힘들어하지 말기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도종환
도종환은 1954년 9월27일 충북 청주시에서 태어났으며, 정치인이자 시인이다.
충북대학교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학위와
충남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4년 동인지<분단시대>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으로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2012년 19대 총선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16번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지만,
문학인의 정치적인 참여가 큰 파장을 일으키며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하였다.
수상
2012 제20회 공초문학상
2011 제13회 백석문학상
2010 제5회 윤동주상 문학부분 대상
2009 제22회 정지용문학상
2008 제제2회 제비꽃시인상
2006 거창평화인권문학상
2006 현대충북예술상 문학부문
2006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부문 올해의 예술상
2000 제2회 KBS 바른 언어상 아름다운 노랫말부문
1997 제7회 민족예술상
1990 제8회 신동엽창작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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