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사색공감

아침만큼은 만족한 삶의 순간이다.

별 사 탕 2016. 7. 18. 19:04




아침은 여유롭고 아름답다.

아파트 너머 뾰족하게 솟은 붉은 십자가의 불빛은 꺼졌다

어둠은 서서히 밝음으로 밀려나고 있지만,

나는 아직 고요에 잠겨 있다.

요즘 밤늦도록 책을 읽어도 쉽게 잠이 들지 못하고

새벽이면 습관처럼 눈이 떠진다.

아침으로 시선을 던지며 많은 생각에 잠긴다.

몸을 일으켜 세우고 물에서 몸을 깨워야 하는데도

자리에서 일어나질 못하겠다. 

눈앞에 형체는 없지만

어딘가에 분명 존재하는 누군가 곁에 있을 때와 똑같이

가슴이 먹먹해져 옴을 느낀다.

내가 침묵해야 하는 것과

기다려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듯이

침대 옆 스탠드 불빛은 밤새 껴져 있음 때문인지

실눈 사이로 스며들어오는 빛에 가슴이 아파온다.

그런데도 나는 눈을 제대로 뜨질 못한다.

기다림의 시간들....

그리고

눈을 뜨면 난 혼자가 될 것 같으니까

오랜 침묵이 서글픈 기다림이

마음 속 어딘가에서 묻고 있다.

이제 진정 그리워하며 보고 싶으냐고....

난, 지금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장마 때문에 웃자란 풀의 생명력 때문인지

창밖으로 들어오는 풀냄새가 싱그럽다.

요즘 깨어 있는 아침은 소중하다.

그러므로 아침은 만족한 삶의 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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