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도 지나고 나면 / 이문세
어디쯤 와있는 걸까
가던 길 뒤 돌아본다
저 멀리 두고 온 기억들이
나의 가슴에 말을 걸어온다.
그토록 아파하고도
마음이 서성이는 건
슬픔도 지나고 나면
봄볕 꽃망울 같은 추억이 되기에
서글퍼도 그대가 있어
눈부신 시간을 살았지
오래전 내 그리움에게
가만히 안부를 묻는다.
서러워도 그대가 있어
눈부신 시간을 살았지
오래전 내 그리움에게
가만히 안부를 묻는다.
다시 내게 불어온 바람
잘 지낸다는 대답이려나
흐느끼는 내 어깨 위에
한참을 머물다 간다.
또다시 내 곁에 와줄까
봄처럼 찬란한 그 시절
가난한 내 마음속에도
가득히 머물러주기를
어디쯤 와있는 걸까
가던 길 뒤돌아본다.
저멀리 두고 온 기억들이
나의 가슴에 아른 거린다.
그대를 만나 따뜻했노라고
그대가 있어 참 좋았노라고
무엇 때문인지도 모를
아득하고 아련한 느낌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들켜버린 마음,
지금 내 기분이다.
여기까지 걸어온 길이 너무 멀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발자국이 더 그리워지는 걸까
소중하고 눈부시던 날을 떠나보냈더니
하나둘 주름져 있는 내 얼굴만 남는다.
거울 앞에서 만지작거린다.
나도 이제 나이를 먹는가 보다.
기억은 희미하게 사라져 가는데
지나간 추억은 그리워지고
더 짙어간다.
봄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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