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산과 나

진도 여귀산[2016.12.10]

별 사 탕 2016. 12. 20. 14:16











여름의 무덥던 바다는 어디로 간 걸까

들이쉬는 들숨 날숨 큰 숨을 폐부 깊숙이 들이키며

참 오랜만에 바다를 바라본다. 

높고 낮은 힘들지 않은 산이 어디 있겠느냐만,

쌓여만 가는 삶의 피로를 나는 털어내야만 한다.

오래된 서랍 속에 빛 하나 들이치지 않아

내밀한 기억이 눅진한 나의 골방...

아마도 지금의 내 모습이 이런 마음 아닐까

상처도 아픔도 열어보기 싫다. 

단지 하나의 아련한 추억으로 남기고 싶기 때문이다.

어설펐던 지난 과거를 떨치고

다시 새롭게 이어지는 오늘

서글픔은 ‘파도’와 ‘햇살’과 ‘양털구름’ 같은 것...

바라봄에 눈물겹고 뭉클한 어떤 것...

여귀산 정상 양지바른 곳에서 소주를 들이켠다.

과일 한 조각과 초코파이 하나

바람은 차가우나 마음은 평온하도다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소주 한 잔에

목덜미가 후끈거리며 몸은 벌겋게 달아오른다.

하조도 앞을 지나가는 제주행 여객선은

세월호 침몰로 인한 아픔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린다.

이제 곧 상처가 편안함으로 치환되어

그들의 존재를 다시 찾는 날이 반드시 올 거라 믿는다.

우리 살아가는 동안

훗날 상처를 추억 정도로

회상할 수 있을 만큼만 상처를 주었으면....

선은 법과 신의를 지키며 악을 밀어내고 자리를 유지하려 하지만

법과 규칙 따위가 필요치 않은 악으로 인해 선은 늘 큰 피해를 본다.

우리는 악이 피해를 봤다고 생각치 않는다.

악의 존재 가치를 강하게 부정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