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그립다고 말을 하면 어느새 그 산에 와 있다.
깡마른 하늘은 언제부터 이렇게 날카로워졌는지
말 한 번 제대로 못 하게 하더니 매서운 칼바람은
나를 잊게 하여버렸다.
일로댁 : "손도 발도 얼어브렀시야 어짜쓰끄나! 내려가야 할랑갑다야."
운저리 : 언니 연화봉이 얼마 안 남았응께 올라가야제 여기까지 와가꼬 내려가블믄 어쩐다요?"
전어 : "언니 내 손도 꽁꽁 얼었어요. 소백산 칼바람 징하네요"
범가니 : "웜매~ 추워서 사람 죽겄네. 다신 오나 봐라. 비러머글 소백산!!!"
투덜이 : "그랑께 아웃도아는 좋은 것을 써야 헌당께~ "
지나고 나니 더 시리고 가슴저린 그리움
하얀 눈 위로 난 발자국을 따라 올랐던 비로봉을 생각한다.
오래 묵은 감정 따윈 변하겠지
그런 생각은 착각이었나
이제는 사소한 안무를 묻기 보다
갈기갈기 찢어댈 듯
뺨을 햝고 갔던 비로봉 칼바람이 가끔 찾아와 안부를 묻는다.
대면하지 못했던 정상석은 지금도 바람과 맞서며 잘 지내겠지
그날의 통증이 아직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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