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창고/다른생각

[화투이야기] 화투 48장의 비밀을 풀어봅니다..

별 사 탕 2013. 2. 11. 13:20

 

 

 

 

 

 

화투 48장의 비밀

 

 

영화 '타짜'로도 알려진 '꽃 그림 놀이' 화투

화투는 19세기경 일본에서 건너온 놀이문화 이지만 정작 일본에서는 없어진 놀이입니다. 명절 때는 물론이고 잔치집, 장례식장 등 장소를 불문하고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빠지지 않는 화투 놀이. 화투는 여러가지 방법을 혼합하고 고유한 독창성으로 한국인의 특성에 맞게 고스톱으로 변화시켜 나아갔으며 일부 도박으로 변절 되어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화투.

개선해야 할 놀이 문화중에 하나입니다.

 

화투...

일본의 화투 '하나후다(花札:はなふだ)'의 또다른 이름인 '하나카루타(花がるた)'의 '카루타(かるた)'라는 말은 Card를 의미하는 포르투칼어 'Carta'에서 생긴 말로서 1543년 규슈 다네가시마에 표류한 포르투칼인에 의해 최초로 일본에 전래되었고 임진왜란 이후 단절되었던 조선과 일본간의 문화교류가 다시 고개를 들었던 17세기 조선 통신사에 의해 재개되면서 조선의 사대부층에서 유행했던 수투(數鬪), 수투전(數鬪錢)등의 놀이방법이 카루타(かるた)에 접목되어 비슷한 이 시기에 두 나라에는 유사한 형태의 도박이 성행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화투 즉, 하나후다(花札)는 '광(光)', '열', '띠', '피' 로 구성되는데, 이는 에도(江戶)시대 일본 사회의 신분관계를 뜻하고 '광(光)'은 다이표(大名)라 불리는 봉건 영주, '열'은 무사(武士) 계급, '띠'는 일반 관료계층, '피'는 평민을 각각 뜻하며 그 數는 한 달의 4패가 한 짝이 되고 그런 짝이 일년 12달로 12짝이 있어서 총 48장으로 구성되어 월별로 각기 특별한 내용 등을  하나의 기호로 자리잡았습니다.

 

1월 : 소나무, 학, 일출

2월 : 매화, 휘파람새(꾀꼬리)

3월 : 벚꽃, 만막(휘장), (사람)

4월 : 등꽃, 두견새, 하현달

5월 : 붓꽃, 야츠하시(八ツ橋), (사람)

6월 : 목단(ボタン), 나비, 구름

7월 : 싸리(ハギ), 멧돼지

8월 : 억새(ススキ), 기러기, 보름달

9월 : 국화(キク), 술잔, (사람)

10월 : 단풍(カエデ), 사람

11월 : 수양버들(ヤナギ), 오노도후

       (小野道風), 우산, 개구리,제비, 라쇼

12월 : 오동(キリ), 봉황

 

 

 

그럼 화투의 48장의 의미는 어떤것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월 - '복과 건강'을 담은 송학(松鶴)

일본에서는 정월 초하루부터 1주일 동안 소나무(松-마쯔)를 집앞에 꽃아두는 풍습이 있습니다.

카다마쯔(門松)라고 불리는 세시풍속으로 福을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요즘도 각 집마다 각 회사마다 변함없이 이뤄지고 있는 전통입니다.

이런 유래에 의해 소나무가 1월을 장식하게 된 이유이며 1월 화투에 솔과 함께 등장하는게 학(鶴)입니다. 학은 우리에게도 십장생(十長生)의 하나로 치듯이 일본에서도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동물 중의 하나입니다. 결국 1월의 화투는 '福과 건강'을 비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져 있는 것이지요.

 

2월 - '우메보시'에서 보는 일본인들의 '매화'觀

2월 일본은 매화 축제가 열립니다. 흐트러지게 피는 꽃도 화려하지만 매실 열매로 만든 우메보시는 일본인들이 즐겨먹는 음식중에 하나이며 그들에게 친숙한 꾳이기도 합니다. 2월을 장식한 화투의 매화는 특별한 의미이며  매화 나무에 앉아있는 새 또한 꾀꼬리류 휘파람새라고 하며 초봄의 상징, 봄을 알리는 새로써 일본의 텃새이기도 합니다.

 

3월 - 3光의  '사쿠라를 담은  바구니'는?

3월은 벚꽃의 계절이기도 하며 사쿠라입니다.3광(光)의 대나무 바구니에 벚꽃을 담아놓은 것 처럼 보이지만 '만마쿠'(慢幕)라고 하며 막이라고도 합니다. 각종 행사장에 둘러치는 전통휘장으로 쓰여진다고도 하네요

 

 

 

4월 - '등나무'와 '비둘기'는 전통명가의 상징

검은 싸리나무처럼 보이며 '흑싸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원래는 등나무 줄기와 잎을 그린 것이라고 하는데 등나무는 일본의 초여름을 상징하며 가문의 문장(紋章)으로도 쓰입니다. 일본에서는 후지(藤)로 시작하는 이름이 있는데요 후지모토(藤本), 후지타(藤田), 후지이(藤井) 등의 이름이 많이 쓰이고 있어 일본인들에게 등나무가 얼마나 친숙한 나무인가를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또 4월에 그려진 새는 비둘기이며 일본의 비둘기는 '나무에 앉더라고 자신이 부보모다 더 낮은 가지에 앉는 예절 바른 새'로 예절을 상징하며 가문의 문장을 뜻하는 등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은 것이죠

 

5월 - '초'가 아니라 '창포'.

우리는 초(草) 즉, 난초라고 하지만 실제 창포(菖蒲)라고 하며 5월을 상징하는 꽃과 함께 5월5일 단오날 창포날 머리감는 우리의 풍속과도 비슷합니다.  

 

6월 - 향기 없는 모란과 나비..

일본에서는 '보탄'이라고 해서 꽃의 꽃, 고귀한 이미지의 꽃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우리의 모란은 향기가 없다고 해서 나비 등 곤충을 함께 그리지 않는게 관례라는군요. 그런데 일본에서는 사실을 왜곡하며 나비를 그려 넣었습니다.

향기 없는 꽃에 왜 나비일까요? ㅎㅎㅎ

 

7월 - 오두방정 '멧돼지'

저는 화투를 잘 모르지만 주위에 물어보니 '홍 싸리'라고 하더군요

실제 7월의 만개한 싸리나무를 묘사한 그림이라고 합니다. 앞의 4월 '흑싸리'와 구분을 잘하셔야 해요ㅋㅋ  그러나 멧돼지가 왜 싸리나무를 지나고 있어야 할까요???

아시는 분은 댓글...ㅎㅎ

 

8월 - 한국과 일본의 그림이 다르답니다.

'8월의 빈산(八空山)' 이라고 하며 한국으로 건너온 뒤 행방이 묘연해집니다.

원래 일본의 8월은 '가을을 상징하는 7가지 초목(秋七草) : 억세, 칡, 도라지 등이 그려져 있다고 하는데 우리의 화투에는 그런 것들이 보이질 않고 밝은 달밤 기러기 세마리가 떼지어 날아가는 모습뿐.. 헌데 기러는 꼭 가을 같단 말이죠~~

 

 

 

9월 - 일본 중앙절과 9쌍피에 담겨진 '長壽'

국화는 국준(菊俊)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9월에 국화가 등장한 것은 일본의 중앙절(9월9일) 관습의 영향이라고 합니다. 이 시기에는 술에 국화꽃을 넣어 마시고 무병장수를 빌었으며, 9월의 열끝자리 쌍피로 불리우는 그림에는 무병장수를 빌었던 숨'수(壽)'자가 적혀 있습니다. 일본 왕실의 문양 그리고 무병장수의 기원과의 관계를 떠나 오래토록 살고자하는 인간의 공통적인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10월 - 단풍의 계절과 사슴 

단풍과 함께 사슴이 등장하는 것은 사냥하는 시기가 왔다는 것이기도 하며 단풍과 사슴의 꽃모양과 무늬가 비슷하여 단풍이 사슴에 곁들여진 아름다움을 연상하는 것이 우리의 정서인데 반해 단풍철에 사슴사냥을 연상하는 것은 옛일본인들의 정서였던가 봅니다.

 

11월 - 오동(똥은 12월)

오동(梧桐)의 강한 '동' 발음으로 '똥'이라고 부라게 된 '동'

일본 화투에서는 '똥'이 12월이었다고 합니다. 똥광(光)의 닭머리(대가리)는 왕권을 상징하는 전설속의 봉황 그림이며 오동(梧桐)은 끝과 마지막을 의미하는 '키리'의 발음과 유사하여 12월 마지막 달에 배치하였다고 합니다. 어떤 이유인지 불문명하지만 왜 한국에서는 12월의 동이 11월과 순서가 바뀌게 되었지는에 대한 자료는 없네요.

 

12월 - 비'光'의 갓을 쓴 사람의 정체

일본의 유명한 옛 서예가하고 합니다. 그는 학업을 하는데도 계속 낙방을 하였고 실적이 없어 실망과 낙심으로 귀향을 하게 되는데 그날이 비 오는 날이었다는군요 비오는 날 개구리가 미끄러운 버드나무를 오르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는 도전과 끈기를 보고 '득도(得道)'했다는 서예가의 이야기를 그린 그림이라고 합니다. 청개구리하면 '거꾸로'가 생각납니다. 노란색 개구리는 청개구리를.. 그리고 光 자 또한 다른 光字의 위치와 다르게 위쪽에 있는데 청개구리의 짖궂은 장난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본인들에게 화투를 물어보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른다'고 합니다. 즉 한국에서 살고있는 일본인도 화투는 한국인의 놀이가 아니냐 라며 반문을 하기도 한답니다.

 

위와 같이 화투에 담겨진 이야기를 풀어봤는데요 사실 저는 화투를 즐겨하지 않습니다. 그림 한 장마다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자 함에 자료를 뒤적이다보니 일본의 문화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