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 보성 오봉산(324m) 칼바위와 용추폭포
득량의 들녘
오봉산 산행 [2013.02.16 토요일]
득량남초교 - 조새바위 - 칼바위 - 오봉산 - 용추폭포 - 해평저수지 - 득량남초교
전남 보성군 득량면에 위치한 해발 324m의 오봉산은 원효대사와 관련된 칼바위와 다섯개의 봉우리가 모여 있다고 하여 오봉산이라 불리며 305m의 작은 오봉산과 함께 두개의 산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득량면소재지를 지나 득량남초등학교 주차장에 도착할 즈음 오봉산이 시야에 들어오는데 일반 낮은 산들과 별반 다를바 없이 지극히 평범한 산처럼 느껴지지만 산을 오를수록 빠져드는 그 매력이란... 산과 들과 바다와 한데 어울려 독특한 풍광으로 빛을 발하는 멋드러진 산입니다.
보성과 벌교, 득량은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의 주무대이기도 하지만 오봉산도 그 시기에 민족분단의 아픔과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1949년 10월초 빨치산 보성지구부대는 보성경찰서를 습격하려다 사전에 그 정보를 입수한 경찰의 매복에 걸려 격전 끝에 100명의 군경저지선을 뚫고 오봉산으로 도망쳤으나 뒤쫒아 온 군인, 경찰에게 다시 발각돼 격렬한 전투를 벌이다 많은 피를 흘렸던 곳이라고 전해집니다.
좌측으로는 순천방향 우측은 목포로 향하는 경전선 철길 건너 멀리 보이는 곳이 해발 340m의 오봉산입니다.
득량남초등학교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속을 계속 오르다 능선길에 이를 무렵 좌측에 보성 득량의 넓은 들판이 시원스레 펼져집니다.
넓은 들판 끝과 마주하는 덕량만의 바다에는 섬들 사이로 오가는 작은 배들도 있구요 고흥반도와 다도해가 포근하게 조망됩니다.
걸어왔던 능선의 모습과 함께 멀리 작은 오봉산도 보이네요...
태양이 한 낮을 가르키는 시각.. 바다에 내리 꽂은 햇살은 바다를 은빛 물결로 멍들이고 이내 눈부심을 얻어내버리고 맙니다.
이곳 오봉산에는 돌탑들이 능산마다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데 보성군에서 쌓은 것이 아니라
여기 저기 사방에 널려 있는 판석을 모아서 개인이 손수 쌓아 올렸다고 하니 그 정성 또한 대단합니다.
그리고 산길 곳곳에는 널찍하고 반듯한 돌들이 많은데
이곳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이 구들로 생계를 유지하였다고 합니다.
조새바위입니다.
오봉산 기암의 하나로 선사시대의 시조새를 닮았다고 하여 조새바위라 불리며
보는 각도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자세히 보면 마치 익룡이 하늘을 향해 비상하는 듯한 형상입니다.
제육볶음, 김밥, 스프, 복분자, 소주, 과일, 점심 아주 맛나게 먹었네요
오봉산과 함께하는 산과 들 그리고 바다는 아무렇게 널브러져 있는 것 같지만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다.
득량만의 푸르고 깊은 바다와 청푸른 들녘의 봄바람은 되새김질에 흔들거리는 쓸쓸하고 맑은 쇠풍경소리다.
파릇한 봄 내음은 바다를 향하고 따스한 햇볕에 빛나는 은빛 물결의 짠내음은 파아란 하늘을 거울삼아 칼바위 끝자락에 내려 앉았구나!!!!
남쪽의 득량만에 있는 섬과 멀리 고흥반도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이제 칼바위가 얼마 남지않았네요.
아래로 향하는 내리막길로 가면 웅장한 칼바위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오른쪽 뽀쪽하게 보이는 바위가 칼바위 입니다.
그냥 솟아 있는 모양이지만 보이는 저 각도 만큼 바위가 기울어져 있으며
능선에서 아래의 칼바위를 바라보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웅장함이 있어요...
바위와 바위 틈사이에 굴이 형성되어 있는데 굉장히 깊어 보이며
들어가서 직접 확인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내부에서 바라본 칼바위
칼바위는 통일신라 때 고승 원효대사가 수도터로 삼고 불도를 닦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기암이기도 하며
그 아래 용추폭포에서 몸을 깨끗이 씻고 칼바위에 올라 수도를 닦았다고 합니다.
오봉산에 오기전날 나름 칼바위가 궁금하여 인터넷을 검색하여 자료를 찾아봤더니
불상모양의 마애불이 새겨져 있다고 하여 나름 찾아봤으나 안타깝게도 제눈에는 보이지 않더군요
아마 빛의 각도와 굴절에 의해 그 형태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너럭 바위에서 바라본 칼바위
손바닥 모양인지.. 혀를 낼름거리며 비웃고 있는 모양,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워 놓은 손톱의 모양 등이지만 나로써는 잘 구분이 되질 않는다.
너럭바위에서 바라본 칼바위
저 아래 용추폭포가 있습니당~~
모양새나 느낌은 참 좋은데 물량이 작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용추폭포를 내려와 하산하는 길은 산책로로 착각할 만큼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이곳 오봉산은 작은 주왕산이라 불릴만큼 암벽들이 많은게 특징이기고 하며 봄볕의 따사로움과 맑고 푸른 하늘이 기분을 좋게 합니다.
해평저수지의 모습...
왔던길을 되돌아 갑니다.. 목포로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