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산과 나

지리산 칠선의 가을 [비선담-칠선폭포-대륙폭포-중봉-하봉-초암능선, 2015.10.10]

별 사 탕 2015. 10. 25. 23:16

 

이른 가을일 거라 생각하지 못하고

지리 칠선에 들어선다.

가을의 하늘

눈앞에 펼쳐진 어지럼증 같은 칠선

그 길을 걸었다.

가끔은 바람에게 빌린 가을...

나뭇잎 깔린

그 길에 눕고 싶었고

이 가을 길에 들어서면

나의 마음

우수수 떨어진 낙엽마냥

말갛게 비워버리는 일이라 여겼다. 

 

동부 능선 중봉 헬기장

키 작은 나무 아래 깔린 낙엽,

가는 뒷모습 눈부심을 보았다.

 

봄의 만남은 새롭다

가을의 이별은 눈부시다

서슴지 않고 놓아주는 법을 알게 하는..

그래서

이별하는 일도 아름답다.

 

하봉에서 지리의 능선을 바라본다.

가을은 깊어 간다.

산은 높고 눈앞에 펼쳐진 모은 것은 경이롭다.

 

바람이 차갑다.

물기를 머금은 구름이 밀려온다.

밑창 떨어진 등산화에 빗물이 스며들까 이내 걱정이다.

발끝이 차가우면 마음이 시리다.

 

추성리의 별 밤

고요함 속 뿌려진 보석 가루

그리움처럼 밀려들던 초승달

가까이 있어도 멀리 있고

품에 안은 듯하나 잡을 수 없는

애달픔에 가슴 아픈 먼 그대의 모습이던가

 

 추성리로 향하는 초암길은 아직 많이도 남았는데... 

길은 한순간 어둠으로 뒤덮인다.

지난 암흑의 칠선 용소가 눈앞에 펼쳐진다.

초조해지는 마음 두렵지 아니하다.

그들이 있기에...

 

이 가을에 만난 낙엽 길

빗소리.....

낙엽이 뒹굴면 이별도 뒹굴겠지만

이별엔 발자국 하나 남기지 않았다.

 가을의 칠선,

 칠선의 가을..

그리고 산국 지리

너를 죽도록 사랑하고

가을을 사랑한다.

 

 

 

 

 

 

 

 

 

 

 

 

 

 

 

 

 

 

 

 

 

 

 

 

 

 

[ 카메라 IPhone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