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곳/산책길

바람이 불때면 유달산에 오른다.

별 사 탕 2014. 1. 25. 10:59

 

 

초가을 햇살을 담았던 파란하늘, 청푸른 바다 

마당바위에 머무는 동안 한참을 바라보았다.

잘게 부서지는 하얀물결 산을 타고 올라와

살포시 귓볼을 간지럽히며 바다소리 들려준다.

 

 

 

아들 준태씨와의 유달산 산책

호기심이 많은 나이

"저것은 뭐예요?"

"왜 저렇게 생겼어요?"

"먹는건가요?"

방구, 똥꼬, 코딱지, 오줌쟁이...

추잡하고 더러운 생각들로 가득한 우리네 보다 낫다.

세상의 때묻지 않은 순수하고 깨끗한 영혼이

준태씨 안에 아름답게 스며들 수 있도록

꾸밈없는 삶의 여정은 계속되어야 한다.

 

 

 

우리의 존재를 깨닫기까지

살아남도록 만들어진 인간

인생의 모험에서 경험하게 되는 실패와 좌절... 

벼랑끝에서 흔들거리지 않는 굳건함

그곳을 벗어나 다음 모퉁이를 돌아섰을 때,

그것은 미처 꿈꾸지 못했던 더 멋진 일 일지도 !!

 

 

눈 하나 들어갈 정도의 좁쌀 만한 망원경을 통해

아직 가보지 못한 세상을 바라다 본다.

"준태야 무엇을 보고 있어?"

"아빠, 바다 끝에는 누가 살아요?"

.

.

'쉼없이 파도를 보내고 있는 바다만이 그것을 알고 있겠지!'

 

 

유달산 아래 구도심과 도청이 들어서 있는 신도심과의 조화

낙후 보다는 오랫동안 간직해온 버릴 수 없는 시간

먼 여행을 떠나 다시 이곳에 왔을 때 그 느낌을 어떨까!! 

 

 

가을이 오면 삼학도를 지나

하당 신도시 평화광장 앞바다에는 갈치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과

낚시배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바다와 강의 경계 영산강 하구언과 은적산을 넘어 

월출산의 천황봉도 시야에 들어온다.

 

 

 

대지에 가을비 스며들 듯이

유달산에 올라 시원한 바람을 맞았던 어느 가을날.. 

 

1월을 보내며 겨울의 한가운데에 있다.

그러나 오늘은 봄처럼 따숩다.

흐린날씨의 포근함에 비까지 내린다.

 오늘은 누군가에게 스며들고 싶다.

 

있으면서도 잊고 있었던

삶의 설레임을 찾고 싶다.

 

섬마을 바닷속 내비치는

가을 햇살의 차랑함처럼...

살며시 그곳에 스며들고 싶다.

 

 

2014.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