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산과 나

가을이 여물어 가는 천관산에서 [환희대~연대봉]

별 사 탕 2013. 10. 1. 15:17

 

 

가을의 천관산

 

봄볕처럼 따스하거나

여름의 친초록 빛깔보다 화려하거나

따스하지는 않지만

바람에 나부끼어 흔들거리는

억새의 몸부림에는

빨간 우체통을 바라보는 마음처럼

진한 그리움이 있다.

 

 

 

  

바삐 걷는 것 보다

천천히 뒤를 따라 걸으며

지나온 길과 지나간 길을 되새겨보는 때...

 

 

  

바람이 하늘거리듯

내 영혼이 느낄 수 있도록 고름 숨을 쉰다. 

 

 

 

푸른하늘이 있어

내가 가야할 곳이 있음을 알고

높고 낮게 솟은 산등성이를 바라보다

하늘아래 펼쳐진 들판이 시원다는 것을 깨닫고

초가을의 문턱에서 또다른 나를 찾는다.

 

 

 천관산에서는

억새 금빛바다에 빠져도 보고

머물고 싶은 아름다운 풍경에

그리운 마음하나 가두고 싶다.

 

그리고

이곳에서 처럼

가을에는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만 같다.

 .

.

 

 

  환희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