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할 곳은 따로 있었지만
그곳을 가지 못해 허둥대는 마음의 보상인 듯
그날 따라 바람은 시원하게 불어준다.
태풍이 오는 것도 아닐텐데
밤사이 불어대던 거센바람과 먹구름 때문에
하늘을 탓하고 날씨를 원망하며
지리산을 포기하고야 만다.
오늘 같은 날 우중산행이면 어떠하리..
가까운 월출산으로 급선회 하기로 한다.
동이 뜨는 아침
이렇게 완벽한 거짓말을 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물끄러미 천황봉을 바라보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하늘은 참 맑구나
경포대 주차장을 출발하여
바람재를 향해 오르는 동안 울창한 숲 사이로
간간이 비춰주는 햇살이 보드랍다.
허~~~어 !!
먹구름은 한순간 월출을 뒤덮는다
바람재에 바람이 불어온다
목덜미를 타고 흘러내리는 간질거림에
오늘 살아 있음을 느낀다.
이마에 흐르며 옷을 적시던 땀
한 낮의 더운 열기도 마냥 좋다.
스며드는 한 줄기 바람에도
우리는 가슴 아파해 한다
인연이 아니라면 곧 비워내야 하지만
쉽게 잊지 못하고 떨쳐내지 못 하기에
죄없는 스틱을 맨땅에 찍어대며 오른다.
몸을 스치는 한 줌 바람은
또 그렇게 불어온다.
푸른 창공이었다가
허무하게 덮혀버리는
마음의 빗장은
구름에 가려진 천황봉과도 같으리라.
우리는 바람을 등지며 하늘공원으로 향해 걷는다.
손을 뻗으면 닿을 만큼의 가까운 거리
아름다운 꽃 원추리가 있다.
하지만 아름다움은
발길 닿지 않는 낭떨어지에서
바람에 맞서며 외로움으로 피어난다.
변덕스러운 날씨와도 같이
마음의 변화가 일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볼 때
몸이 선 곳이 세상이면
그곳이 궁금하여 마음을 내밀어 본다.
하지만 쉽지가 않다.
얼마나 흔들거려야 할까....!!!
위태위태하게 서 있는 것 같지만
막상 넓은 면적으로 지변과 맞닿아 있음을 알고는
장난이었음을..
그리고 내가 속았음을 안다
그런데 저 큰 바위의 돌탑은 어떻게 올라가 쌓았을까!
김치가 아니고 뭐랬더라???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물병 하나에 스틱, 등산화 신고 나오면 된다.
내가 산을 오르는 이유는
무한정 땀을 쏟은 뒤 한줄기 불어오는 바람에도
상쾌함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며
대자연 속에서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에
쉽게 빠져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가끔 제과점에 들러 빵과 케잌을 사고
동네 한 바퀴를 돌아
과일가게에서 잘 익은 과일을 고른 뒤 집으로 향한다.
산다는 것은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마음의 위안을 받고
즐거움을 느끼기도 한다.
마음의 아픔이여
다시는 만나지 말자!!
설령 진심이라면
진짜 아프기 때문이다.
세월이 더 지나고
변덕스럽게 찾고 싶어지면
그때 보자 잘 가거라..
슈~~웅.......
바람이 불어오는 곳 김광석 / J Rabbit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 곳으로 가네
그대의 머리결같은 나무아래로
덜컹이는 기차에 기대어 너에게 편지를 쓴다
꿈에 보았던 그 길 그 길에 서있네
설레임과 두려움으로 불안한 행복이지만
우리가 느끼며 바라볼 하늘과 사람들
힘겨운 날들도 있지만 새로운 꿈들을 위해
바람이 불어 오는 곳 그 곳으로 가네
햇살이 눈부신 곳 그 곳으로 가네
바람에 내 몸맡기고 그 곳으로 가네
출렁이는 파도에 흔들려도 수평선을 바라보며
햇살이 웃고 있는 곳 그 곳으로 가네
나뭇잎이 손짓하는 곳 그 곳으로 가네
휘파람 불며 걷다가 너를 생각해
너의 목소리가 그리워도 뒤돌아 볼 수는 없지
바람이 불어 오는 곳 그 곳으로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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