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이 고요한 밤
하얀 눈 내리는 밤이였으면 좋으련만
크리스마스는 나에게 아무런 동정과 의미를
주지 못하고 지나갔다.
친구 어머니는 영정사진속에서
편안한 모습으로 여전히 웃고 계신다.
소복히 쌓인 한적한 시골 길
하얗게 내리는 눈을 맞으며
시린 가슴을 안고 걸어보고 싶다.
풀리지 않는 걱정들이
내 바지자락에 붙들려 나풀거리지만
겨울 눈꽃의 비명도 마음의 근심도
결국 바람에 날려 버린다.
오늘... 분명 혼자였다.
이젠 지나간 날이 그립다.
돌아갈 수 없다.
연한 가을볕 따스한 온기가
목덜미를 핥고 지나칠 때처럼
다시 밀려드는 그리움에
왈칵 내 목젖은 젖어들고 만다.
나주 노안 산타마을에서..
크리스마스는 이렇게 또 지나간다.